아무리 하나님 안에서 사람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잘 변화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인격 또는 성품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보더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베드로의 경우에도 열정은 앞섰지만, 예수님을 잘 부인하고 용기가 없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오순절 성령 이후에 강력한 설교를 회중 앞에서 했지만, 할례를 받지 않던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있다가 할례받은 무리들이 오게 되니까 성급히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바울에게 책망을 받게 된 내용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바울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지요. 의욕이 앞서고 열정이 앞서다보니, 자기랑 생각이 틀린 사람들을 잘 품는다기 보다는 같이 사역을 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경우를 또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사람들이 나이가 더 들고 하나님 안에서 점점 변화되게 되었을 때, 이전과는 볼 수 없었던 인격적인 성숙함을 보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며 사랑으로 감싸 안았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주변에서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으레짐작으로 읍박지르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럴 땐 정말 답답하고 미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참고 있자니 속상하고 앞으로 만나지 말까 생각하자니, 예수님이 기뻐하시지 않을것이고. 이런 과정들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가장 어려운 것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역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전하는 메세지가 사람들에게 강력한 도전이 되길 원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받는 것은 메세지를 전하는 사람의 인격적인 면에서 감동을 받게 되고 그리스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리 메세지에 도전받았다 할찌라도 나중에 그 사람의 인격이 어떠함을 알게 될 때 받는 상실감이 큰 것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은혜로 부족한 사람을 쓰셨다고 해서 내가 인격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다 다루신다라고 하는 논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자체가 정당화되지 못한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감정적으로는 그 사람의 인격을 보면서 메세지를 판단하려는 마음이 우리 가운데는 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마음의 중심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 세상가운데 우리의 몸으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우리의 외적 행동이 사람들에 의해서 판단되고 내적인 부분을 추정하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깊게 깨달은 바울은 모든 것이 가하더라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항상, 자신의 인격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변화시켜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작지만 시도하는 것 하고, 내가 이렇게 부족하더라도 주님이 쓰시는데, 부족한 부분의 영향력은 주님이 책임지시겠지 이렇게 말하는 것 하고는 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자의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에 동감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그 생각은 즉, 영적인 것만 소중하고 육적인 것은 악하다는 영지주의적 사상에 일부 물들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지주의를 너무나 쉽게 생각하지만, 영육 간의 분리의 사고는 우리 가운데 너무나 크게 존재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성육신에 대해서도 너무나 소홀히 생각하기 쉽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인격이, 우리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영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혹은 우리의 외적인 행동이 복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혜라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기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주님께 변화되길 원하며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켜 가는 것이지, 은혜가 모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정당화 시키는 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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